목차
- 건강검진부터 입원까지
- 시술부터 퇴원까지
- 신동맥색전술 치료 후 경과(일차별)
1. 건강검진부터 입원까지
2월 22일 건강검진 수원에서 KMI건강검진을 받다가 초음파검사 중 의료진으로부터 좌측 신장에 4.5cm 크기 종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머니가 담도암 판정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많이 놀랐다. 혹여나 암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얘기를 듣고 검사결과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홈페이지에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결과지를 출력한 뒤 큰 병원을 찾기로 했다. 3월 5일 첫 진료검사결과지를 들고 원주ㅅㅈ병원을 갔으나 50여분을 기다려 만난 의사가 "이곳은 검사밖에 할 수 없으니 바로 3차 병원을 가라"면서 의뢰서를 작성해 줬다. 원주 ㄱㄷ병원에 진료 예약을 잡아줬다. 하지만 ㄱㄷ병원 첫 진료가 4월 24일이다. 너무 길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이날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CT라도 찍어보고 싶었다. ㅅㅈ병원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원주 ㅅㅁ병원을 찾아 방문했다. 이곳은 비교적 사람이 없어서 바로 CT촬영을 할 수 있었다. CT촬영을 위한 조영제를 맞았는데 방사선사가 말하길 "조영제가 들어가면 화끈거리는 게 보드카 느낌이니 놀라지 말라"고 했다. 한 번도 못 마셔본 보드카인데 조영제를 맞고서는 굳이 마실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CT결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왔고, 점심시간이 겹쳐 1시간 정도 기다려서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종양이 확인이 되고 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 어디라도 빨리 가보라는 의사말에 서울ㅇㅅ, ㅅㅅ 병원 등을 알아봤다. 운이 좋게도 ㅅㅅ서울병원에 다음날 취소된 예약진료가 하나 있으니 오라고 하여 바로 일정을 잡았다. 3월 6일 ㅅㅅ서울병원 진료 ㅅㅁ병원에서 검사한 CT결과가 담긴 CD를 갖고 ㅅㅅ병원 ㄱㅁㅇ교수님 진료를 받았다. 암은 아니고 혈관지방종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자세한 사항은 MRI로 다시 확인해 보자고 하여 다음 MRI일정을 잡았다. 간호사분께 최대한 일정을 빨리 잡아달라고 부탁했고, 스케줄을 좀 더 살피시더니 한차례 더 앞당길 수 있었다. 이날 식사는 병원 주변에 차 타고 5분 정도만 이동하면 먹자골목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가게 앞마다 주차장이 있어 편리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병원 지하에도 푸드코드가 있고 이곳 음식이 꽤 괜찮았다. 3월 9일 생에 첫 MRI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굉장히 한산했다. MRI검사 전 채혈을 하러 갔는데 사람이 없어 기다리지 않고 바로 할 수 있었다. MRI는 50분 정도 소요된 것 같았다. 검사 중 굉장히 시끄러운 굉음? 이 나는데 미리 헤드셋을 귀에 씌워준다. 클래식이 나오고 중간중간 "숨을 참아라, 숨을 쉬어라" 지시가 내려진다. 중요한 점은 숨을 참을 때 들이마신 공기의 양을 일정하게 해야 사진이 잘 찍힌다고 한다. 이렇게 10번 정도 했나? 숨 참기를 여러 번 했고, 간호사가 안내해 준 대로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MRI촬영 후 영상의학과에서 결과를 보고 수술로 진행할지, 시술로 할지 연락을 준다고 하여 기다리기로 했다. 3월 17일 MRI촬영 후 진료 교수님이 다행히 암은 아니고 했다. 다만 8.9cm 크기의 혈관지방종이 콩팥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젊은데 콩팥 하나를 다 드러내면 너무 아까우니 종양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 영양분 공급을 틀어막는 신동맥색전술을 하기로 했다. 다행히 콩밭을 살릴 수 있다는 희소식이었다. 이후 3월 25일 입원 관련 문자를 받았고 3월 30일 입원했다. 주말은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링거 맞을 주사를 놓고 동의서 작성하고 서혜부 주변을 제모했다. 제모크림을 받았고 듬뿍 발랐다. 다행히 샤워용 물티슈가 있어서 무난하게 닦았다. 시술 후 발로 이어지는 혈관에 피가 잘 통하는지도 확인했다. 발등을 손으로 맥을 짚고 가장 잘 뛰는 부위에 표시를 한 뒤 투명테이프를 붙인다. 오른발 맥이 잘 안 짚여서 간호사가 계속 발등을 짚었는데 뭔가 민망했다. 그리고 저녁에 소변줄을 꼽았다. 소변줄은 다른 사람이 하는 건 많이 봤어도 직접 하는 건 처음이었다. 소변줄 넣을 때 너무 깜짝 놀라 허리가 활처럼 굽어졌다. 남자간호사가 힘을 빼야 잘 들어간다고 하는데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과 이질감에 너무 괴로워서 아픈데 어떻게 힘을 빼냐며 말대꾸를 했다. 원래 말대꾸하는 성격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여성은 요도에서 방광까지 3~5cm, 남성은 10~15cm 길이다. 튜브를 넣고, 뺄 때 남성과 여성이 느끼는 고통에는 차이가 있다. 그렇게 소변줄을 착용했는데 결과적으로는 2일 정도는 '상당히' 불편했다. 움직일 때마다 성기와 방광이 이질감에 더해 아프기까지 했다. 그렇게 입원 첫날 병원에서 불편하게 잠이 들었다.
2. 시술부터 퇴원까지
3월 31일(1일 차) 신동맥색전술 시술 빠르면 오전 8시, 영상의학과에서 연락을 주면 이동하고 시술까지 대기한단다. 소변줄이 얼마나 불편하면 침대에 누워서 이동하는데 턱이 있어서 덜컹거릴 때마다 불편했다. 심지어 시술보다도 더 불편했다. 시술은 바늘이 들어갈 때 조금 따끔하고 이후로는 진통제를 잘 놔주셔서 그런지 아픈 느낌은 없었다. 다만 어떤 물질이 몸 안에 들어올 때 "알코올 100%니 술 먹은 것처럼 어지러울 수 있다" 미리 언질을 주셨는데 정말 귀가 먹먹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정신은 말짱했고 큰 차질 없이 생각보다 빠르게 끝났다. 40~50분 걸렸다. 느낌은 15~20분 정도 지난 것 같았다. 이후 똑바로 누워 3시간을 있어야 한다는 얘길 듣고 그대로 하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출혈이 생길 수 있어서 그런 거니 아파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렇게 힘든 3시간을 버티고 나서 드디어 몸을 좌로 돌렸다가 우로 돌렸다가 번갈아주며 허리를 풀어줬다.
4월 1일(2일 차) 퇴원 '나 정도면 시술이 굉장히 잘된 것 같은데?' 낮까지도 괜찮았다. 새벽 6시 남자간호사가 소변줄을 빼러 왔다. 수~욱 느낌이 나더니 뾱. 마지막에 아픈 느낌을 제외하곤 처음보단 나았다. 입원 기간 중 소변줄이 제일 아프고 불편했다. 간호사로부터 24시간 샤워금지, 일주일 정도는 목욕 금지, 한 달 정도는 무리한 운동 금지 등 안내를 받고 퇴원했다. 퇴원날은 주차비가 무료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사전정산기 앞에서 차량을 검색하니 2만 얼마를 내라고 안내가 떴다. 사전정산기에는 호출기능이 없어 출구에서 호출을 눌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를 타고 출구에 다다라서 호출을 하려 했는데 정산차량이라면서 차단기바가 올라갔다. '이거 입퇴원 무료출차를 모르는 사람은 정산하겠는걸?' 싶었다. 몸컨디션이 생각보다 좋아 원주 와서도 와이프 요청에 당근거래를 다녀오고 집정리를 했다. 근데 저녁때부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열은 38도까지 올라 병원에서 받아온 해열진통제를 먹었다. 더 이상 움직이기 힘들어서 침대에만 누워있다 잠들었다.
4월 2일(3일 차)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근육통이 심하고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 아팠다. 몸은 춥다 덥다를 반복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가 힘들어 얕게 호흡했고, 그래도 숨을 쉬어야 할 것 같아 의식적으로 천천히 깊게 최대한 많이 들이쉬기도 했다. 늦은 저녁에 샤워를 했는데 개운했다.
4월 3일(4일 차) 몸이 회복하고 있음을 느꼈다.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으나 몸통 내부 여전하고 찌릿한 통증이 있었다.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체력이 금방 소진됐다. 평소보다 기운이 없었다.
4월 4일(4일 차) 통증은 전날보다 더 줄었다. 이번엔 바늘이 들어갔던 서혜부가 멍든 것처럼 아팠다. 아마도 이전부터 아팠는데 다른 통증 때문에 그동안 못 느꼈던 것 같다. 병원에서 준 해열진통제는 수술 후 3일 차까지만 먹었다.
이후로는 고만고만한 통증과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일상생활을 가능했기에 따로 기록을 하진 않았다. 앞으로 경과가 궁금해 chatgpt에게 치료 후 경과를 일차별로 알려달라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아래 내용을 담았다.
3. [참고] 신동맥색전술 치료 후 경과 (일차별)
1일 차
- 시술 후 회복실에서 모니터링(혈압, 맥박, 호흡 확인)
- 시술 부위(대퇴동맥 접근) 압박 후 출혈 여부 확인
- 경미한 통증 및 발열 가능
- 금식 후 상태에 따라 수분 섭취 시작
2일 차
- 출혈 및 감염 여부 지속 관찰
- 경미한 발열(38도 미만) 및 통증은 정상적인 반응
- 필요시 진통제 및 해열제 투여
- 식이 조절 후 일반 식사 가능
3일 차
- 혈류 차단으로 인한 염증 반응 지속(미열, 국소 통증 가능)
-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발생 가능
- 보행 가능하지만 과격한 활동은 제한
4~5일 차
- 통증과 발열 점차 감소
- 정상적인 식사 및 활동 가능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금지
- 일부 환자는 가벼운 소화불량이나 피로감 지속 가능
6~7일 차
- 대부분 증상 완화됨
- 출혈이나 감염 징후 없으면 일상생활 복귀 가능
- 필요시 외래 방문하여 경과 확인
8~10일 차
- 증상이 거의 소실되며 회복 완료 단계
- 시술 부위의 멍이나 불편감이 남아 있을 수 있음
- 혈액검사, 영상검사(MRI, CT 등)로 치료 효과 확인 가능
최종 후기
만약 처음 2차 병원에서 3차 병원으로 4월 23일 예약을 잡아준 대로 기다렸다면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을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난 운이 상당히 좋았다. 2차 병원에서 CT 찍고 바로 다음날 3차 병원 예약 잡아서 바로 진료 보고 MRI, 결과, 시술까지 탄탄대로였다.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손을 뻗어 방법을 알아보았기 때문에 얻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ㅅㅅ서울병원은 만족했다. 이후에 문자로 모든 방면에서 만족도 조사를 하니, 만약 불편함이 있으면 기재하면 된다. 나는 따로 적을 게 없을 만큼 만족했다. 30대가 되어보니 20대와는 다르게 확실히 건강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운동을 너무 안 했다. 이제는 기초체력도 길러야겠다. 지금까지 버텨준 나의 몸에게 감사하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 건강하기를.